영국 대학 가려면 어떻게
[중앙일보] 입력 2013.05.22 03:40 / 수정 2013.05.22 03:401년 전 서류로 조건부 합격 … 대학별 기준 성적 넘어야 입학
미국에 아이비리그가 있다면 영국엔 러셀 그룹(Russell Group)이 있다. 옥스브리지(옥스퍼드+케임브리지)부터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런던정경대(LSE) 등 영국을 대표하는 명문대 24곳이 이곳에 속해 있다. 영국 옥스퍼드에 위치한 사립 보딩스쿨인 EF 인터내셔널 아카데미가 영국 명문대 진학 가이드를 정리해왔다.
영국 대학은 조건부 입학(Conditional Offer)이라는 독특한 입학제도를 갖고 있다. 실제 대학 입학 시기보다 1년 전에 지원을 해 자기소개서·추천서 등 각종 서류평가와 인터뷰를 통과하면 조건부 입학 허가를 받는다. 조건부 입학을 허가받은 뒤 입학 때 학교 측이 요구하는 성적을 올리면 최종 입학을 허가하는 방식이다. 영국 현지 학년으로 13학년(한국의 고3)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진행된다. 2014년 9월 대학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올해 9월 중순부터 대학 지원을 시작한다는 말이다. 미국과 달리 지원 대학 수는 5개로 제한돼 있다.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는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는 둘 중 한 곳만 지원할 수 있다. 외국 학생도 전형 과정은 똑같다.
영국 명문대에 지원하기 위해선 영국식 또는 미국식 고교 학제를 이수해야 한다. 영국 학제에 해당되는 A레벨·IB디플로마 또는 미국 대학 입학 시험인 ACT·SAT와 AP(대학 과목 선이수제) 성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조건부 합격 허가를 받은 후 최종 합격하기 위해선 해당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A레벨은 영국 대학 입학 시험으로 A*(최고점), A, B, C, D, E, U, N까지 8등급으로 나뉜다. IB디플로마(45점 만점)는 세계 150개국에서 활용되는 대학 입학 시험이다. 현재 한국에서 IB디플로마 교육과정을 제공하는 학교는 경기 외국어고, 경기 수원 외국인학교, 서울 외국인 학교, 대전 외국인 학교, 부산 국제 외국인 학교, 노스 런던 칼리지에이트 스쿨 제주까지 6개 학교가 있다.
조건부 입학 허가를 받은 뒤 최종 합격에 필요한 시험 성적은 대학·학과별로 다르다. 예컨대 케임브리지 법대는 칼리지별로 A레벨 3과목 A*, A, A 또는 IB 40~41점을 요구한다. 옥스퍼드 법대는 칼리지별로 A레벨 3과목 A, A, A 또는 IB 38~40점을 받아야 한다. 케임브리지가 옥스퍼드에 비해 요구하는 점수가 조금 더 높은 편이다.
또 다른 방법으론 파운데이션(Foundation) 코스를 이수하는 방법이 있다. 유학생을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으로, 1년 과정의 예비 대학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러셀 그룹 24개 대학 중 에든버러·브리스틀·워릭 등 13개 대학이 파운데이션 코스를 제공한다.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으면 최종 합격할 수 있다.
조건부 입학 과정을 유학생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그러나 A레벨과 IB디플로마 성적에 비해 대학 지원 폭이 좁다는 게 단점이다. 옥스브리지는 파운데이션 코스 성적으로는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런던정경대도 파운데이션 코스 성적을 높게 쳐주기 않기 때문에 사실상 합격하기 어렵다. 대학마다 파운데이션 코스 성적을 인정해주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가급적 최종 목표 대학이 제공하는 파운데이션 코스를 이수하는 것이 좋다.
영국 대학은 미국과 달리 의대(6년제)와 공학계열(4년제)을 제외하곤 3년제가 기본이다. 의대·법대를 학부과정으로 곧바로 입학 할 수 있다는 점도 미국과 다르다. 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A레벨·IB디플로마 성적 외에 의대 입학에 필요한 적성검사인 BMAT 또는 UKCAT 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옥스브리지, 임피리얼 칼리지, 유니버티시 칼리지 런던은 BMAT 성적을 요구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의대는 UKCAT 성적을 본다. 브리스톨·버밍엄·리버풀 의대는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면 BMAT는 주한영국문화원을 통해 응시할 수 있고, UKCAT는 서울 피어슨 테스트 센터(www.pearsonvue.com)를 통해 치를 수 있다.
“영국 의대는 자질 중요시 … 병원·양로원 봉사 경험 있으면 좋아”
EF 인터내셔널 아카데미 토비 블런델
옥스브리지 진학 전담 카운슬러
-영국 명문대 진학에서 자기소개서·추천서가 중요한가.
“맞다. 영국 명문대 입시의 기본이 입학사정관제다. 자기소개서에서 본인이 합격해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특히 영국 명문대는 지적 잠재력과 학업에 대한 열정을 높게 평가한다. 케임브리지는 홈페이지에 ‘비판적 사고력, 자신만의 사고가 뚜렷할 것, 논리적으로 논쟁할 수 있는 능력, 오픈 마인드, 계속 발전하려는 의지와 잠재력’을 우수 학생의 판단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공에 대한 열정이 중요하단 소리인가.
“그렇다. 전공 이수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입증해야 한다.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떻게 공부하겠다는 계획과 비전도 중요하다. 작고 소소한 활동일지라도 지원한 전공과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를 상세하게 기술해야 한다.”
-의대를 지원할 때 의료기관에서 인턴을 했거나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필수라던데.
“영국 의대는 의사로서의 자질과 열정을 중요하게 본다. 병원·양로원 등 의료기관에서의 경험은 이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소재다. 의사가 환자 가족과 어떻게 대화하는지, 동료와 함께 일하는 방식은 어떤지, 의사가 생각하는 훌륭한 기술과 자질은 무엇인지 등 의료 현장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고민과 분위기를 에세이에서 녹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인터뷰는 어떻게 진행되나.
“고르고 고른 우수 학생 중 다시 옥석을 가리는 게 인터뷰니 합격 여부에 큰 영향을 끼친다. 2012년 옥스퍼드 의대 지원통계를 보면 지원자 1468명 중 서류평가를 통해 인터뷰에 초청받은 학생은 425명이었다. 이 중 146명만 최종 합격한다. 이때 A레벨(영국 대학 입학 시험) 성적도 물론 중요하게 작용한다. 하지만 인터뷰를 통해 지적능력과 잠재력, 키워낼 만한 재목인가를 중요하게 평가한다. 전공과 관련한 깊이 있는 질문도 한다. 예를 들어 ‘당신이 국민보건 서비스를 운영한다면 펀드를 일차 보건의료에 투자할 것인가 이차 보건의료에 투자하겠는가’와 같은 질문이다.”
영국 대학은 조건부 입학(Conditional Offer)이라는 독특한 입학제도를 갖고 있다. 실제 대학 입학 시기보다 1년 전에 지원을 해 자기소개서·추천서 등 각종 서류평가와 인터뷰를 통과하면 조건부 입학 허가를 받는다. 조건부 입학을 허가받은 뒤 입학 때 학교 측이 요구하는 성적을 올리면 최종 입학을 허가하는 방식이다. 영국 현지 학년으로 13학년(한국의 고3) 9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진행된다. 2014년 9월 대학 입학을 원하는 학생이라면 올해 9월 중순부터 대학 지원을 시작한다는 말이다. 미국과 달리 지원 대학 수는 5개로 제한돼 있다. 치열한 경쟁 관계에 있는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는 둘 중 한 곳만 지원할 수 있다. 외국 학생도 전형 과정은 똑같다.
조건부 입학 허가를 받은 뒤 최종 합격에 필요한 시험 성적은 대학·학과별로 다르다. 예컨대 케임브리지 법대는 칼리지별로 A레벨 3과목 A*, A, A 또는 IB 40~41점을 요구한다. 옥스퍼드 법대는 칼리지별로 A레벨 3과목 A, A, A 또는 IB 38~40점을 받아야 한다. 케임브리지가 옥스퍼드에 비해 요구하는 점수가 조금 더 높은 편이다.
또 다른 방법으론 파운데이션(Foundation) 코스를 이수하는 방법이 있다. 유학생을 위해 고안된 프로그램으로, 1년 과정의 예비 대학 코스라고 할 수 있다. 러셀 그룹 24개 대학 중 에든버러·브리스틀·워릭 등 13개 대학이 파운데이션 코스를 제공한다. 파운데이션 프로그램을 이수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성적을 받으면 최종 합격할 수 있다.
조건부 입학 과정을 유학생에 맞게 변형한 것이다. 그러나 A레벨과 IB디플로마 성적에 비해 대학 지원 폭이 좁다는 게 단점이다. 옥스브리지는 파운데이션 코스 성적으로는 지원 자체가 불가능하다. 임피리얼 칼리지 런던,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런던정경대도 파운데이션 코스 성적을 높게 쳐주기 않기 때문에 사실상 합격하기 어렵다. 대학마다 파운데이션 코스 성적을 인정해주는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가급적 최종 목표 대학이 제공하는 파운데이션 코스를 이수하는 것이 좋다.
영국 대학은 미국과 달리 의대(6년제)와 공학계열(4년제)을 제외하곤 3년제가 기본이다. 의대·법대를 학부과정으로 곧바로 입학 할 수 있다는 점도 미국과 다르다. 의대를 목표로 하는 학생이라면 A레벨·IB디플로마 성적 외에 의대 입학에 필요한 적성검사인 BMAT 또는 UKCAT 시험 성적을 제출해야 한다. 옥스브리지, 임피리얼 칼리지, 유니버티시 칼리지 런던은 BMAT 성적을 요구하고, 나머지 대부분의 의대는 UKCAT 성적을 본다. 브리스톨·버밍엄·리버풀 의대는 별도로 요구하지 않는다. 한국에 재학 중인 학생이라면 BMAT는 주한영국문화원을 통해 응시할 수 있고, UKCAT는 서울 피어슨 테스트 센터(www.pearsonvue.com)를 통해 치를 수 있다.
“영국 의대는 자질 중요시 … 병원·양로원 봉사 경험 있으면 좋아”
EF 인터내셔널 아카데미 토비 블런델
옥스브리지 진학 전담 카운슬러
-영국 명문대 진학에서 자기소개서·추천서가 중요한가.
“맞다. 영국 명문대 입시의 기본이 입학사정관제다. 자기소개서에서 본인이 합격해야 하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합리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특히 영국 명문대는 지적 잠재력과 학업에 대한 열정을 높게 평가한다. 케임브리지는 홈페이지에 ‘비판적 사고력, 자신만의 사고가 뚜렷할 것, 논리적으로 논쟁할 수 있는 능력, 오픈 마인드, 계속 발전하려는 의지와 잠재력’을 우수 학생의 판단 기준으로 내세우고 있다.”
-전공에 대한 열정이 중요하단 소리인가.
“그렇다. 전공 이수에 필요한 능력을 갖추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입증해야 한다. 무엇을 하고 싶고 어떻게 공부하겠다는 계획과 비전도 중요하다. 작고 소소한 활동일지라도 지원한 전공과 어떻게 연관이 있는지를 상세하게 기술해야 한다.”
-의대를 지원할 때 의료기관에서 인턴을 했거나 봉사활동을 한 경험이 필수라던데.
“영국 의대는 의사로서의 자질과 열정을 중요하게 본다. 병원·양로원 등 의료기관에서의 경험은 이를 잘 드러낼 수 있는 좋은 소재다. 의사가 환자 가족과 어떻게 대화하는지, 동료와 함께 일하는 방식은 어떤지, 의사가 생각하는 훌륭한 기술과 자질은 무엇인지 등 의료 현장의 구체적이고 생생한 고민과 분위기를 에세이에서 녹이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인터뷰는 어떻게 진행되나.
정리=정현진 기자